시애틀의 (음악듣느라) 잠 못 드는 밤. MusicY Critique

쓸쓸한 봄, 세상에서 가장 맑고 아름다운 보석같은 여름, 짧게 빛나는 가을을 지나면 부슬부슬 비와 흐린 날이 이어지는 겨울이다. 미국의 노스웨스트 가장 높은 곳, 캐나다 밴쿠버와 맞닿아 있는, 산과 호수,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과 도심이 어울린 곳, 워싱턴 주 시애틀.

음악을 배우러, 삶을 배우러,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크고 넓은 나라를 몸소 체험하러 온지 1년하고도 3개월이 지났다.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한 3년 1개월은 된 것마냥 이곳이 편하고 익숙하게만 느껴지는 건 왜일지. 커피도 많이 마시고, 책도 많이 보고, 영어때문에 여전히 골치도 썩고 있지만 아담한 도시와 멋진 자연이 번갈아 들려주는 들쑥 날쑥한 변주를 배경 음악삼아 소박한 낭만을 잊지 않고 싶다. 

오늘 반스 앤 노블에 책을 보러 갔다가 시애틀 메트로폴리탄(로컬 잡지입니다)에 올라온 '시애틀을 빛낸 음악인 50명'의 소개글을 봤다.






표지는 이렇게 생겨먹었음. 역시 시애틀 하면 헨드릭스구나 하는 느낌. 시애틀에 있는 대중음악 체험박물관인 EMP에도 헨드릭스에 관한 전시물은 항상 메인으로 장식되어 있던데. 그가 쓰던 수많은 기타들과 함께. 역시 시애틀 음악 100년이라는 거창하디 거창한 타이틀에 어울리는 레전드 중의 레전드.




Jimi Hendrix - Star Spangled Banner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하드 록,헤비메탈,블로스 록, 싸이키델릭 록,,,그 모든 원형을 제시한, 두말하면 입아픈 절대 지존의 존재가 아닐까. 오랜시간 활동하지 않았음에도 그가 남긴 유산은 엄청난 것 같다. 한번 들어보자. 엄청난 에너지감과 존재감. 록 스피릿? 그딴건 모르겠다. 다만 이 우드스탁 클립을 볼때마다 무언가가 느껴지곤 한다는 것. 미국 사람이 아닌데두. 틀에박힌 디바급 애국가 퍼포먼스보다 100배 1000배는 감동적인 연주.



지미 헨드릭스가 전부가 아니다. 뉴욕이나 시카고만큼은 아니지만 시애틀이 자랑할 뮤지션들이 조금 더 남아있다. 자, 짧은 3주간의 방학을 맞은 기념으로 제가 현재 머물고 있는, 앞으로 한 몇 년(몇 십년?)은 더 머물러야 할 곳, 여기 시애틀에서 태어나 뮤지션의 꿈을 키워간 유명한 사람들을 몇명 더 떠올려 볼까나.




Ray Charles - America,. the Beautiful

레이 찰스(Ray Charles). 블루스와 알앤비의 거성. 이제는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음악만큼은 영원하겠지. 사실 몰랐다. 시애틀이 그의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_- 원래 조지아에서 태어났지만(Georgia on my mind!!) 청소년기와 성년기는 시애틀에서 보냈다고 함. 실질적으로 앨범을 내고 음악을 시작한 것도 시애틀.




Kenny G - Going Home

케니 지(Kenny G). 'Going Home'과 'Song Bird'라는 컨템포러리 재즈/팝/퓨전의 히트작을 줄줄이 남긴 색소폰 연주자. 그도 시애틀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




Nirvana - Smells Like Teen Spirit

너바나(Nirvana). 커트 코베인. 어이쿠. 소위 '시애틀 그런지'라는 사운드로 90년대 대중 음악씬 전체를 뒤엎은, 나아가 대중 음악의 역사를 재규정한 위대한 인물의 위대한 팀. 두말하면 입아프다. 얼터너티브, 네오펑크의 붐에는 모두 이 팀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던가. 아직도 가끔 이들의 음악을 돌려 들으면 소름이 돋는다.




Alice In Chains - No Excuses

앨리스 인 체인스(Alice in Chains). 역시 시애틀 그런지의 스타. 너바나나 펄 잼의 인기에 비할바는 못되었지만 훨씬 정통적인 록사운드와 그런지 사운드를 결합시켜서 독자적인 사운드를 구축했었다. 얼터너티브를 말하면 나에겐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 중 하나.




Pearl Jam - Jeremy

펄 잼(Pearl Jam). 그들이 하면 무조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너바나와 쌍벽을 이루며 한때는 록 씬 자체를 너바나와 나눠가졌던 얼터너티브 록의 간판이자 지존. 너바나 못지 않은 유명세와 인지도를 90년대 내내 유지했고 지금까지도 건재히 활약하는 실력있는 팀임에 분명하다.




Soundgarden - Black Hole Sun

사운드 가든(Soundgarden). 펄잼과 함께 90년대 중반 얼터너티브 씬을 이끌다시피 했던 또 하나의 그런지 스타 밴드. 한때 그런지=사운드가든 이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을만큼 그 존재감과 고유한 사운드는 대단했었다는. 하지만 그런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런지의 쇠락과 함께 잊혀진 그룹이 되었으니 참 세월무상.




Stacie Orrico - I Promise

스테이시 오리코(Stacie Orrico). 일단 예쁘게 생겼으니 합격. 팝,소울,재즈를 오가며 다양하고 톡톡튀는 개성있는 음악을 선보였던 싱어송 라이터. 역시 시애틀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한다.




Sir Mix-A-Lot  - Baby Got Back

서 믹스-어-랏(Sir Mix-A-Lot).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런지 록을 배출한 시애틀이지만 힙합에 있어서는 여전히 마이너한 곳 중 하나다. 로컬씬은 두터운 편인데 이상하게 전국구 스타는 드물다. 록에 눌려서 그런가. 서 믹스 어 랏은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시애틀 출신의 전국구 래퍼. 'Baby Got Back'이라는 민망한 내용의 곡이 90년대 초반 빌보드를 점령하면서 그 이름을 드높였다. 오랫동안 즐겨 리퀘스트 되는 왕년의 힛송, 아 민망해.




Quincy Jones - Ai No Corrida

퀸시 존스(Quincy Jones). 두말하면 잔소리. 재즈와 팝을 넘나들며 엄청난 성공을 거둔 미 대중 음악계의 대표적인 프로듀서. 음악의 신. 마이다스의 손. 마이클 잭슨과 함께 한 'off the wall', 'thriller', 'bad'가 모두 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약관의 나이에 이미 재즈씬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가장 신뢰받는 편곡자로 이름을 날린 레전드. 70년대 후반 갑자기 알앤비와 소울의 세계로 방향 전환을 꾀하더니 급기야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그 음악적 깊이의 끝을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인물이다. 원래 시카고에서 태어났지만 시애틀로 이주해 오래동안 머물며 음악 생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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