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 대중음악 결산



* 원문은 음악취향Y(cafe.naver.com/musicy)에 있습니다.



한 해를 거르고 다시 결산에 동참합니다.
좋은 음악은 많고 늘 그렇듯 못들어본 음악은 더더욱 많지요.

올해도 괜찮은 음악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고민끝에 스무장만 골라봅니다.
순위는 음악의 우열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그저 저 개인에게 준 인상의 강도를 나타낼 뿐입니다.
나와 100프로 싱크율을 보일 수 있는 음악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음악.
당신도 당신의 리스트를 만들어 가세요.

올해도 이것으로 끝이군요.
늘 욕심만 앞서는 하루하루입니다.
그저 공부 더 하고, 열심히 듣고, 꾸준히 쓰겠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건강한 한해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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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버벌진트 [누명]

누군가는 가야하는, 진작에 가야했을 진짜 힙합의 길이다.
한국힙합이 이정도까지 오는데 2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여전히 대중들의 귀와 안목은 한박자가 늦어서는 대략 난감.




2.검정치마 [201]

들을 수록 한단계가 올라간다.
영국과 미국을 듣지 않는 한국록은 정지한다는 불편한 진리의 재확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아직 더 필요하겠지만 안알려진 일본음악 비겁하게 카피하는 치들보다 10배는 정직담백.




3.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직관적인 멜로디와 샤방한 아이디어가 유일한 무기였던 10년전의 신인이
이제 마음먹은대로 원하는 사운드를 주조해 낼 수 있는 거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미였다면 album of the year를 주었을, 분명히 '다른' 수준.




4.서영도 [Bridge]

대중들의 박수와 전문가의 호평, 그 어느 쪽의 레이더에도 쉽게 닿지 못한 불운한 앨범.
그러므로 아직은 그저 더 많이 알려지는 걸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모던록과 인디로 경도된 음악비평계의 (인정하기 싫은) 편협함속에 음악취향Y가 그 일을 해야한다.




5.윤종신 [동네 한바퀴]

팝에서 웰메이드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그리고 처음과 끝이다.
군데군데 막 찔러보지 않고 통일된 사운드와 질이 다른 작/편곡을 무기로 잊혀진 퓨어팝을 경쾌하게 되살려냈다.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이후로 가장 일관된, 그리고 오리지널한 윤종신.




6.뎁 [Parallel Moons]

분석과 이해의 영역에서 벗어난 넘사벽의 감성.
팔팔 뛰는 기를 터져나오는 음악적 아이디어로 갈무리한 선도 100%의 진짜 인디.(인디-쉬 말고)





7.B-Soap [Souvenir]

10년을 기다려온, 태도나 테크닉이 아닌 분위기와 감성 영역의 힙합.
순서는 뒤바뀌었고, 유행은 지나갔지만 시도의 당위성은 여전히 차고도 넘친다.
텁텁해진 씬을 비웃는 오버클래스들의 쉬크한 감수성은 여전히 한발을 앞서간다.




8. 나윤선 [Voyage]

클래스가 다른 음악은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 그 뚜렷한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법.
그녀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여전히 한국재즈가 풍겨낼 수 있는 가장 풍족한 스윙의 기운인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9.Sweater [Highlights]

잘만든, 재미있는, 부담없는 음악에는 심심한 몇마디의 말은 그야말로 사족일 뿐.
머리까지 올라 갈 필요 없이 몸이 잽싸게 반응하는 감성은 대중음악의 본질에 정확히 호응한다.
완전히 나아가지 못했지만 약간의 변주만으로도 이미 높은 감각에 올라와 있다. 




10. URD [URD]

한국적 힙합에 대한 고민을 잠시 잊고 일단 질러본다.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새롭진 않아도 단단한 프로페셔널리즘의 영역.
타이트한 비트와 빈틈없는 사운드메이킹은 한 순간의 빈틈을 주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11.Ja + Aeizoku [Double Feature]

1년에 한번씩은 꼭 나와주었으면 하는 풍성한 이야기꾼들의 재미난 콜라보.
적정 수준 이상을 넘나드는 가끔은 지나친 객기가 매력적이다.




12. The Ratios [Burning Telepathy]

아무리 이유가 그럴듯 해도 '하지 않은 것'에는 점수를 줄 수 없지 않은가?
더 레이시오스의 이 작업을 띄워줘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명확하다. '한다'는 점.
만능 보컬 김바다는 또다른 영역에서 자신의 끼를 무한 발산하고 있다.




13.Loro's [Pax]

칭찬을 들을 수 밖에 없는 범생이 록.
수준급의 멜로디와 확실한 지향성은 정말로 모범적이다.


  

14.백현진 [반성의 시간]
가장 오리지널한 아티스트의 올 한해 가장 오리지널한 독집.
경박한 리듬과 답답한 멜로디와 느끼한 자의식의 홍수속에 유독 빛나는 진실한 목소리.




15. 정재형 [For Jacqueline]

누구나 공부가 더 필요하다. 여전히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들어야 한다.
늘 2프로가 부족했던 그의 음악이 서서히 완전체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 그 근거.
여전히 감성적이고, 역시나 난해하고, 조금은 지루한, 10년을 한결같은 정재형.




16.강산에 [물수건]

여전한 끼. 변하지 않은 자유로움.
음악을 대하는 눈높이는 바뀌었지만 강산에 스피릿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완전히 철들지 않는 뮤지션의 음악은 그래서 늘 재미있다.


 

17.유희열 [여름날] (EP)

오버 그라운드에 영구파견나온 인디 뮤지션 유희열.
인디의 생명인 파릇한 감수성과 오버그라운드의 전유물인 완숙한 프로듀싱이 변함없이 교차한다.
이제 '토이'의 시대를 끝내고 '유희열'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 그럴때가 되었다.




18.이효리 [It's Hyorish]

잘빠진 미국의 댄스 팝들을 우리도 갖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아직 수준 차이는 있지만 그건 이효리와 브릿트니의 차이가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차이일 뿐이다.
본토를 추켜세우는데는 바쁜 이들이 이효리에게는 무심하다는 것은 어쨌든 개운치 않다.




19.서태지 [Atomos Part Moai] (EP)

시대정신과 작별한 서태지의 음악은 여전히 흥미롭지만 예전만큼의 힘은 없다.
한때는 '천재'이자 '대통령'으로 불렸던 한 뮤지션의 컴백치고는 영 폼이 나지 않지만
늘 재미난 것을 궁리하는, 철들기전 소년의 모습은 여전하다.




20.김동률 [Monologue]

힘을 뺌으로서 돌파구를 찾는, 대가들에게만 전해진다는 비기를 그가 시전하고 있다.
보컬과 멜로디가 주는 말초적인 감수성은 여전하며 그 덕분에 대중들과의 교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성공적인 방향전환으로 기억될, 그에게는 어쨌든 '중요했던' 작업.

by toojazzy | 2008/12/27 15:12 | MusicY Critique | 트랙백 | 덧글(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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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편지 at 2008/12/27 16:39
아 투째지님이 마음에 안들었던 앨범이 뭔지 알겠네요 더XX아닌가요? 하하;
Commented by toojazzy at 2008/12/27 17:19
이런. 이 들킨듯한 느낌은 뭐죠.
예예. 전 정말 별로였어요. 보컬이 전혀 와닿지가 않았음. 그나마 좋은곡 몇개도 묻히는 느낌.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8/12/28 00:31
사실 저도 보컬 때문에...
Commented by 키에 at 2008/12/27 17:23
에.. 벨리에서 보고 왔는데 뒷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는 뮤지션이 거의 없네요 ㅠㅠ 리스트 소장해놓고 하나 하나 들어봐야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toojazzy at 2008/12/27 17:26
반갑습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인디한 음악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음악들이니 기회가 되는대로 들어보시길 권해드릴게요.
Commented by 속임수 at 2008/12/27 20:19
정말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하고 갑니다. 못들어본 음악도 꽤 있지만, 어째 저랑 생각이 많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하하.
Commented by toojazzy at 2008/12/28 02:37
반갑습니다.
취향이 통한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요. 자주 뵈어요.
Commented by leopord at 2008/12/27 22:05
언니네이발관 이번 앨범은 정말이지 이석원 씨의 까칠함이 그대로 묻어나온달까요. 빈 속에 술을 채우다 몇 번이고 다시 토하듯 레코딩한 이번 앨범의 감성이 얼마나 짠하게, 그리고 가끔은 불편하게 남던지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스웨터하고 강산에는, 올한해 가기전에 들어봤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그 외에도 못들은 게 너무 많지만요.
Commented by toojazzy at 2008/12/28 02:36
반갑습니다.
이석원의 창작력은 마르지 않았더군요. 훌륭합니다.
Commented by 푸른별빛 at 2008/12/27 22:57
벨리 보고 왔습니다. 대중음악...이라고 해서 진짜 대중가수 앨범인줄 알았는데 인디신이 더 많네요- 힙합쪽은 잘 안들어서 언더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스웨터 앨범이 끼어있어서 해체가 더 아쉽네요. 이번 GMF가 제가 본 스웨터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

음취 필진이신가보네요. 링크걸고 자주 들어오겠습니다~~
Commented by toojazzy at 2008/12/28 02:36
해체 확정인가요? 아니길 바랬는데. 음취를 아시는걸 보니 따로 인사가 필요없네요. 종종 들려주세요!
Commented by 오준환 at 2009/01/30 13:22
영대야...오랜만이다...니가 쓴 책은 잘 읽어봤어...나는 작년부터 구정까지 세계여행을 갔다와서...뭐 해봤자 러시아부터 인도 간거지만...
제대로 연락하기도 힘들었다...뭐 갔다와서는 힌디음악과 동남아 음악 매니아가 되어서 돌아왔지...ㅋㅋㅋ

요즘 잘 지내냐? 암튼 새해 복 많이 받고...나중에 내가 미국가면(출장이라도) 봅세...나는 재취업해야 되는데...요즘 경기가 워낙 안좋으니 좀 걱정이구만...
Commented by toojazzy at 2009/02/04 08:59
그래 오랜만이다 준환.
와 좋은 경험 했겠구나 부럽다. 미국엔 안오니? 오게되면 연락한번 해.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난 전공이 전공인지라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 대중음악과 함께 1년 가까이를 보내고 있다. 좋지 뭐.
빨리 좋은데 취업 되길 바래.
Commented by 김정민 at 2009/02/02 08:30
오랜만에 네이버 블로그 갔다가 들렀습니다. 글 잘보고 가요^^ 잘 지내시는지요? 자주 왕래할게요^^
Commented by toojazzy at 2009/02/04 08:59
아, 반가워요 정민님. 잘 지내시죠?
이사온지 좀 되었습니다. 이쪽으로 소식 전해주세요. ^^
Commented by 김기호 at 2009/03/02 15:41
우연찮게 티비보다 니 이름이 보이길래 힘들게 찾아왔다... 미국에 있나본데... 몸 건강히 잘 지내나보네...
알럽스쿨 한참할때니 벌써 한 7~8년 됐나보네 ^^. 멜로 보내려했는데 멜주소가 안보여서 여기 글 남긴다.
종종 연락이나 하자. namaste ㄱㅣㅎㅗ
hellok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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