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문은 음악취향Y(cafe.naver.com/musicy)에 있습니다.
한 해를 거르고 다시 결산에 동참합니다.
좋은 음악은 많고 늘 그렇듯 못들어본 음악은 더더욱 많지요.
올해도 괜찮은 음악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고민끝에 스무장만 골라봅니다.
순위는 음악의 우열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그저 저 개인에게 준 인상의 강도를 나타낼 뿐입니다.
나와 100프로 싱크율을 보일 수 있는 음악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음악.
당신도 당신의 리스트를 만들어 가세요.
올해도 이것으로 끝이군요.
늘 욕심만 앞서는 하루하루입니다.
그저 공부 더 하고, 열심히 듣고, 꾸준히 쓰겠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건강한 한해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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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버벌진트 [누명]
누군가는 가야하는, 진작에 가야했을 진짜 힙합의 길이다.
한국힙합이 이정도까지 오는데 2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여전히 대중들의 귀와 안목은 한박자가 늦어서는 대략 난감.
2.검정치마 [201]
들을 수록 한단계가 올라간다.
영국과 미국을 듣지 않는 한국록은 정지한다는 불편한 진리의 재확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아직 더 필요하겠지만 안알려진 일본음악 비겁하게 카피하는 치들보다 10배는 정직담백.
3.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직관적인 멜로디와 샤방한 아이디어가 유일한 무기였던 10년전의 신인이
이제 마음먹은대로 원하는 사운드를 주조해 낼 수 있는 거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미였다면 album of the year를 주었을, 분명히 '다른' 수준.
4.서영도 [Bridge]
대중들의 박수와 전문가의 호평, 그 어느 쪽의 레이더에도 쉽게 닿지 못한 불운한 앨범.
그러므로 아직은 그저 더 많이 알려지는 걸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모던록과 인디로 경도된 음악비평계의 (인정하기 싫은) 편협함속에 음악취향Y가 그 일을 해야한다.
5.윤종신 [동네 한바퀴]
팝에서 웰메이드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그리고 처음과 끝이다.
군데군데 막 찔러보지 않고 통일된 사운드와 질이 다른 작/편곡을 무기로 잊혀진 퓨어팝을 경쾌하게 되살려냈다.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이후로 가장 일관된, 그리고 오리지널한 윤종신.
6.뎁 [Parallel Moons]
분석과 이해의 영역에서 벗어난 넘사벽의 감성.
팔팔 뛰는 기를 터져나오는 음악적 아이디어로 갈무리한 선도 100%의 진짜 인디.(인디-쉬 말고)
7.B-Soap [Souvenir]
10년을 기다려온, 태도나 테크닉이 아닌 분위기와 감성 영역의 힙합.
순서는 뒤바뀌었고, 유행은 지나갔지만 시도의 당위성은 여전히 차고도 넘친다.
텁텁해진 씬을 비웃는 오버클래스들의 쉬크한 감수성은 여전히 한발을 앞서간다.
8. 나윤선 [Voyage]
클래스가 다른 음악은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 그 뚜렷한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법.
그녀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여전히 한국재즈가 풍겨낼 수 있는 가장 풍족한 스윙의 기운인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9.Sweater [Highlights]
잘만든, 재미있는, 부담없는 음악에는 심심한 몇마디의 말은 그야말로 사족일 뿐.
머리까지 올라 갈 필요 없이 몸이 잽싸게 반응하는 감성은 대중음악의 본질에 정확히 호응한다.
완전히 나아가지 못했지만 약간의 변주만으로도 이미 높은 감각에 올라와 있다. 
10. URD [URD]
한국적 힙합에 대한 고민을 잠시 잊고 일단 질러본다.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새롭진 않아도 단단한 프로페셔널리즘의 영역.
타이트한 비트와 빈틈없는 사운드메이킹은 한 순간의 빈틈을 주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11.Ja + Aeizoku [Double Feature]
1년에 한번씩은 꼭 나와주었으면 하는 풍성한 이야기꾼들의 재미난 콜라보.
적정 수준 이상을 넘나드는 가끔은 지나친 객기가 매력적이다.
12. The Ratios [Burning Telepathy]
아무리 이유가 그럴듯 해도 '하지 않은 것'에는 점수를 줄 수 없지 않은가?
더 레이시오스의 이 작업을 띄워줘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명확하다. '한다'는 점.
만능 보컬 김바다는 또다른 영역에서 자신의 끼를 무한 발산하고 있다.
13.Loro's [Pax]
칭찬을 들을 수 밖에 없는 범생이 록.
수준급의 멜로디와 확실한 지향성은 정말로 모범적이다.
14.백현진 [반성의 시간]
가장 오리지널한 아티스트의 올 한해 가장 오리지널한 독집.
경박한 리듬과 답답한 멜로디와 느끼한 자의식의 홍수속에 유독 빛나는 진실한 목소리.
15. 정재형 [For Jacqueline]
누구나 공부가 더 필요하다. 여전히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들어야 한다.
늘 2프로가 부족했던 그의 음악이 서서히 완전체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 그 근거.
여전히 감성적이고, 역시나 난해하고, 조금은 지루한, 10년을 한결같은 정재형.
16.강산에 [물수건]
여전한 끼. 변하지 않은 자유로움.
음악을 대하는 눈높이는 바뀌었지만 강산에 스피릿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완전히 철들지 않는 뮤지션의 음악은 그래서 늘 재미있다.
17.유희열 [여름날] (EP)
오버 그라운드에 영구파견나온 인디 뮤지션 유희열.
인디의 생명인 파릇한 감수성과 오버그라운드의 전유물인 완숙한 프로듀싱이 변함없이 교차한다.
이제 '토이'의 시대를 끝내고 '유희열'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 그럴때가 되었다.
18.이효리 [It's Hyorish]
잘빠진 미국의 댄스 팝들을 우리도 갖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아직 수준 차이는 있지만 그건 이효리와 브릿트니의 차이가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차이일 뿐이다.
본토를 추켜세우는데는 바쁜 이들이 이효리에게는 무심하다는 것은 어쨌든 개운치 않다.
19.서태지 [Atomos Part Moai] (EP)
시대정신과 작별한 서태지의 음악은 여전히 흥미롭지만 예전만큼의 힘은 없다.
한때는 '천재'이자 '대통령'으로 불렸던 한 뮤지션의 컴백치고는 영 폼이 나지 않지만
늘 재미난 것을 궁리하는, 철들기전 소년의 모습은 여전하다.
20.김동률 [Monologue]
힘을 뺌으로서 돌파구를 찾는, 대가들에게만 전해진다는 비기를 그가 시전하고 있다.
보컬과 멜로디가 주는 말초적인 감수성은 여전하며 그 덕분에 대중들과의 교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성공적인 방향전환으로 기억될, 그에게는 어쨌든 '중요했던' 작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