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Buble 『Crazy Love』 (2009) MusicY Critique

 

 

 

Michael Buble 『Crazy Love』

Reprise Records. 2009

 

지난 10년간 가장 빼어난 노래꾼은 다름 아닌 마이클 부블레이Michael Buble다. 민증 확인전에는 나이를 짐작할 길이 없는 절대 음과 프레이징에 대한 탁월한 이해력, 어떤 곡이라도 일관되게 그리고 안정되게 훑어내는 타고난 톤과 발성, 쿨한 매너와 댄디한 외모는 필수 아닌 보너스. 오리지널 히트곡이라고는 "Home" 단 한곡만을 남겼을 뿐이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저기 저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아직도 쌩쌩한 토니 베넷Tony Bennett의 계보를 충실히 잇는 우리 시대 최고의 크루너로 그를 꼽아 전혀 어색함이 없을만큼, 정통 스탠더드 팝이 사멸한 현 시점에서 그는 조지 마이클 이후로 가장 반짝거리는 정통 '싱어'의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그에게 시나트라 짝퉁이라느니, 오리지낼리티가 없는 쌍쌍파티 가수라느니, 혹은 심오함이 부족한 멜랑꼴리 보컬 기계라는 식의 평가를 내리는 것도 유효한 비판이 될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의 음악에서 시나트라와 비슷하긴 하지만 전혀 다른, 카지노 밤무대 메들리 가수를 넘어서는, 그리고 익숙한 매력 사이에 들리는 독자적인 음깔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무시한채 그저 어디에서 들은대로 이 재능있는 가수의 능력을 함부로 단정짓는 것은 사실 비판을 위한 뻔한 수사 그 이상은 되지 못한다. 부블레이가 무려 1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여전히 매력적인 목소리를 앞세워 리스너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티켓 파워의 주인공이 된 내공을 가볍게 보아선 안된다.

다시 전해진 따끈한 디스크는 부블레이가 명백히 "Everything"으로 대표되는 전작의 성공가도를 의식하고 있음을 확인시킨다. 예쁘게 포장된 몇 곡의 오리지널과 함께 밴 모리슨의 클래식 러브 송 "Crazy Love"과 같은 올디스의 전면포진. 한결같은 "올-타임 클래식 with a little bit of 오리지널" 의 의도 혹은 전략이 전혀 변치 않았음을 웅변하는 배치다. 오케스트라와 브라스에 전혀 위축되지 않고 오만뻔뻔한 보컬 매무새를 드러내는 "Cry Me A River"나 "All Of Me"는 변색하지 않고 오히려 한층 노련해진 부블레이의 현주소다. 선곡이나 영민한 프로듀싱까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더라도 예의 앨범 전체를 휘감는, 오토 튠을 걸어 놓은 기계적인 보컬보다도 더 정확히 떨어져 감겨가는 보컬의 능력만큼은 정말로 '완벽'의 범주에 넓게 걸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빈틈이 없다. 

한결같은 작업 파트너 앨런 창-에이미 포스터와 함께 써내려간 단 두 곡의 오리지널인 "Haven't Met You Yet"과 "Hold On"은 송 라이터로서의 그의 능력과 함께 뛰어난 가라오케 가수 이상의 그의 위치를 재확인시켜주는데 모자람이 없다. 이미 명곡의 반열에 오른 "Home"에 필적하는 평가를 얻어낼지는 솔직히 미심쩍지만 적어도 추억의 명곡들 사이에서도 결코 위축되지 않는 완성도를 보인다. 사실 곡도 곡이지만 브라스를 앞세운 재즈 스탠더드나 빅밴드 뮤직에서 한결같은 강점을 보인 부블레이의 톤이 또 다른 느낌의 팝 또는 포크록의 영역에서 얼마만큼 자연스럽게 그 통제력을 잘 유지하는지에 주목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Whatever It Takes"의 미묘한 긴장감과 서정은 향후 그의 또 다른 시도를 기대하게 만든다.

"Crazy Love"는 "It's Time"(2005), "Call Me Irresponsible"(2007) 로 이루어낸 이제까지의 성과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거하는 상큼한 한 장이다. 부블레이는 감성 속에 남아 있는 긴장 찌꺼기들을 쓸어 내려 잠시동안이나마 완벽한 이완과 휴식의 상태를 이끌어 내 주는 스탠더드 팝의 묘미를 변함없는 보컬 기술로 꿰뚫는다. 좋긴 좋은데 그게 뭐 그렇게 놀랄 일이냐고? 물론 호들갑을 떨 무언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솔직해 지자. 무언가를 아는것과 그것을 할 수 있는가는 전혀 다른 넘사벽의 차원이다. 욕심은 있지만 능력이 모자라다든지, 능력은 갖추고도 클래스를 얻지 못하는 경우를 지겹도록 목격하게 되지 않는가. 적어도 부블레이는 의도와 욕심을 현실화 시켜 클래스 있는 곡으로 만들어 낼 잠재력을 다시금 시전하고 있다.

 




 

김영대(toojazzy25@gmail.com)

음악취향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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